부르고뉴의 정수를 담은 특별한 모노폴, 끌로 드 라 샤펠
부르고뉴의 백와인을 논할 때, 샤사뉴 몽라셰(Chassagne-Montrachet)는 퓔리니 몽라셰(Puligny-Montrachet)와 더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산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 등급의 '모르조(Morgeot)' 클리마는 풍부한 구조와 힘을 자랑하는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와인은 바로 이 모르조 클리마 내에 위치한, 더욱 특별한 포도원 '끌로 드 라 샤펠(Clos de la Chapelle)'에서 탄생한 모노폴(Monopole) 와인입니다. 루이 자도(Louis Jadot)가 관리하는 도멘 뒥 드 마젠타(Domaine Duc de Magenta)의 2013년 빈티지로, 한 포도원의 독창적인 개성을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루이 자도와 도멘 뒥 드 마젠타: 전통과 명성의 결합
1859년 설립된 루이 자도는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네고시앙 하우스이자 도멘으로, 코트 도르와 코트 드 뉘에서 최고의 포도원을 보유하며 탁월한 퀄리티를 일관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관리하는 도멘 뒥 드 마젠타는 19세기 말부터 마젠타 공작 가문에 속했던 역사적인 포도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끌로 드 라 샤펠'은 바로 이 도멘의 핵심 포도원 중 하나로, 모노폴(한 생산자가 단독으로 소유하고 관리하는 포도원)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납니다. 이는 동일한 테루아르의 표현을 일관되게 추구하고, 세월에 따른 진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의미합니다.
2013 빈티지: 도전 속에서 빛나는 우아함
부르고뉴의 2013년 빈티지는 생산자들에게 많은 도전을 안긴 해였습니다. 늦은 개화, 시원한 여름, 그리고 수확기 직전의 우려 속에서도 생산자들의 세심한 관리와 엄격한 선별 작업 덕분에 우아하고 신선하며 생동감 넘치는 와인들이 탄생했습니다. 높은 산도와 섬세한 과일 맛이 특징인 이 해의 와인들은 장기 숙성 가능성을 보여주며, 현재 음용해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더 많은 시간을 주면 더욱 복잡한 매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끌로 드 라 샤펠' 2013은 바로 이런 2013년 빈티지의 장점을 모르조의 힘과 결합한 매력적인 사례입니다.
테이스팅 노트와 음식 페어링
이 와인은 밝은 황금색을 띱니다. 코에서는 익은 레몬, 자몽, 배 같은 백색 과일의 아로마와 함께 미네랄리티, 은은한 꽃내음, 그리고 오크에서 비롯된 버터리한 느낌과 베이커리 향이 조화를 이룹니다. 입안에서는 생동감 있는 산도가 신선함을 선사하며, 모르조 클리마 특유의 풍부하고 크리미한 텍스처가 느껴집니다. 과일의 풍미와 미네랄, 오크의 향이 긴 여운으로 이어지며 매우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공된 자료에서 언급된 것처럼, 이 와인은 다양한 요리와의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2016년 빈티지가 스파게티니나 육회와 함께 즐겨졌던 것처럼, 2013년 빈티지도 비슷한 원칙으로 매칭할 수 있습니다. 풍부한 크림 소스를 곁들인 파스타, 그릴에 구운 랍스터나 가재, 버터로 구운 흰살생선, 그리고 닭고기나 터키를 이용한 크리미한 요리와도 잘 어울립니다. 특히 고소한 버섯 요리는 샤사뉴 몽라셰 와인과의 클래식한 조합을 자랑합니다.
관련 와인 비교: 끌로 드 라 샤펠 vs. 끌로 드 라 갸렌느
도멘 뒥 드 마젠타는 모르조 외에도 훌륭한 포도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료에 언급된 '끌로 드 라 갸렌느(Clos de la Garenne)'는 퓔리니 몽라셰 지역의 프르미에 크뤼 포도원으로, 이 역시 모노폴입니다. 같은 생산자의 모노폴 와인이라도 테루아르에 따라 확연히 다른 성격을 보이는데, 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와인을 깊이 이해하는 즐거움입니다.
| 비교 항목 | 샤사뉴 몽라셰 프르미에 크뤼 모르조 '끌로 드 라 샤펠' | 퓔리니 몽라셰 프르미에 크뤼 '끌로 드 라 갸렌느' |
|---|---|---|
| 지역 특성 | 힘과 풍부함, 구조감이 돋보임. 더 무겁고 육질감 있는 스타일. | 우아함, 섬세함, 미네랄리티가 특징. 더 정교하고 공기감 있는 스타일. |
| 주요 향미 | 익은 배, 복숭아, 허니, 버터, 미네랄. | 레몬, 백색 꽃, 생석회, 더 가벼운 과일과 미네랄. |
| 텍스처 | 크리미하고 풍성한 바디. 입안에서 포근하게 퍼지는 느낌. | 선형적이고 날카로운 산도. 깔끔하고 청량한 여운. |
| 음식 페어링 | 크림 소스 요리, 버터로 구운 갑각류, 푸아그라, 풍미 강한 치즈. | 생선 회, 굴, 간단한 해산물 그릴, 염장 생선 요리. |
모노폴 와인의 가치와 컬렉팅 포인트
'끌로 드 라 샤펠'과 같은 모노폴 와인은 단순히 고급스러운 백와인을 넘어서는 가치를 지닙니다. 이는 한정된 테루아르의 순수한 표현을 일관되게 추적할 수 있는 살아있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포도원에서 같은 생산자의 철학으로 매년 만들어지는 와인들을 비교해 보면, 빈티지별 특성과 포도원의 정체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2013, 2016, 2018 등 다양한 빈티지를 비교 음용해 보는 것은 와인 애호가로서 큰 즐거움과 통찰을 줄 것입니다. 특히 2013년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해 특유의 신선함과 우아함이, 2016년은 더 따뜻하고 풍성한 과일 맛이, 2018년은 풍성하고 열매 가득한 현대적인 스타일이 느껴질 것입니다.
장기 숙성과 적정 음용 시기
루이 자도 도멘 뒥 드 마젠타의 프르미에 크뤼 와인들은 일반적으로 5년에서 15년 사이의 숙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3년과 같은 산도가 좋은 빈티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현재 2013년 빈티지는 1차적인 과일 향에서 더 복잡한 2차, 3차 향미(견과류, 허니, 생강 등)로 진화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을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그 진화의 시작을 느끼며 음용하기에도 좋고, 향후 3-7년 더 보관하여 더 깊은 복합미를 기대해 보는 것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적정 온도(10-12°C)를 지켜 서브하고, 디켄팅 30분 전후로 열어주면 향이 더욱 열려 풍부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마치며: 테루아르의 독창성을 만나는 시간
루이 자도, 도멘 뒥 드 마젠타의 샤사뉴 몽라셰 프르미에 크뤼 모르조 '끌로 드 라 샤펠' 모노폴 2013은 단순한 와인이 아닙니다. 이는 부르고뉴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독특한 테루아르의 목소리이며, 한 생산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을 들여 표현해 낸 예술품에 가깝습니다. 도전적인 빈티지였던 2013년이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모르조의 힘을 절제되고 우아하게 드러내는 매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깊이 있는 와인 공부를 하고 싶을 때, 혹은 그저 부르고뉴 백와인의 정수를 경험하고 싶을 때 이 와인을 선택한다면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한 모노폴이 전하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