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이름을 딴 스파클링, 데블스 브뤼를 마시다
칠레 와인의 대명사,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 그 이름은 '악마의 저장고'라는 뜻으로, 전설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 와이너리의 창립자 돈 멜리버는 자신의 최고급 와인 저장고에서 술이 자꾸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그는 그 저장고에 악마가 산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그 후로 와인은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의 스파클링 와인, 바로 '데블스 브뤼(Devil's Brut)'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2013 빈티지에 주목해, 직접 마셔보고 느낀 솔직한 후기와 정보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데블스 브뤼 2013, 기본 정보 파헤치기
데블스 브뤼는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 라인업에서 '데블스 컬렉션'에 속하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전통 방식(샴페누아)이 아닌 샤르마 방식으로 제조되며, 비교적 가볍고 과일향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공된 자료와 추가 정보를 종합해 핵심 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제품명 | Casillero del Diablo Devil's Brut 2013 |
| 생산자 |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 |
| 국가/생산 지역 | 칠레(Chile) > 리마리 밸리(Limari Valley) |
| 주요 품종 | 샤르도네(Chardonnay) 85%, 피노 누아(Pinot Noir) 15% |
| 알코올 도수 | 12% |
| 와인 타입 | 브뤼(Brut) 스파클링 와인 |
| 가격대 | 한국 내 약 1만 5천 원 ~ 2만 원 초반 (할인율에 따라 변동) |
직접 마셔본 솔직한 시음 노트와 평가
이 와인은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종종 받습니다. 하나는 "가볍게 벌컥벌컥 마시기 좋다"는 의견, 다른 하나는 "비슷한 가격대라면 다른 선택지(예: 까바)를 고려해보라"는 의견입니다.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두 관점을 모두 설명해 보겠습니다.
외관과 향
병을 따면 살짝 터지는 소리와 함께 은은한 거품이 올라옵니다. 색은 밝은 짚색에 가깝습니다. 코를 가까이 대면 신선한 녹색 사과, 배, 자몽의 산뜻한 과일 향이 가장 먼저 느껴집니다. 샤르도네 품종의 특성이 잘 드러나며, 뒤이어 은은한 시트러스와 빵씨의 미묘한 향이 느껴집니다. 복잡하거나 깊은 향보다는 깔끔하고 직설적인 인상을 줍니다.
맛과 여운
첫 모금은 생각보다 생동감 있는 산미로 시작됩니다. 신선한 사과와 배의 맛이 주를 이루며, 피노 누아가 블렌드되어 약간의 바디감을 더해줍니다. 단맛은 브뤼 타입답게 매우 적습니다. 거품은 입안에서 부드럽지만, 오래 지속되거나 크리미한 느낌보다는 가볍게 터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여운은 중간 정도 길이로,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전체적인 평가
- 장점: 가격 대비 매우 마시기 쉬운 스파클링입니다. 과일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있어 답답함 없이 시원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특별한 날이 아닌, 일상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습니다. 치킨, 해산물, 가벼운 샐러드, 심지어 약간의 매운맛이 있는 음식과도 무난히 페어링됩니다.
- 단점: 와인 애호가들이 기대하는 스파클링의 복잡한 빵향, 효모향, 크리미한 거품감은 부족합니다. '평범하다'는 평가는 여기서 나옵니다. 또한, 2013 빈티지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는 약간의 신선함이 감소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까바(Cava)와의 비교: 왜 비교 대상이 될까?
자료 중 하나에서 언급된 것처럼, 많은 이들이 이 와인과 스페인의 까바를 비교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가격대의 유사성: 둘 다 합리적인 가격(1-3만 원 대)의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 소비 목적의 유사성: 일상적이고 부담 없이 마시기 위한 '데일리 스파클링'으로서의 위치가 비슷합니다.
- 품질에 대한 기대치: 같은 가격대에서 까바는 전통 방식으로 오랜 기간 효모 침전 숙성을 거친 제품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더 풍부한 향과 복잡한 맛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와인에 조금 더 기대를 갖는 소비자라면 데블스 브뤼보다 까바를 선택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결론적으로, '시원하게 벌컥벌컥 마시고 싶다'는 목적에는 데블스 브뤼도 충분히 좋은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스파클링 와인다운 풍미와 복잡함을 조금 더 느끼며 마시고 싶다'면, 같은 예산으로 다양한 까바를 탐색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구매 및 음용 팁
- 구매처: 대형 마트, 백화점 와인 코너, 온라인 와인 쇼핑몰(예: 제공된 링크의 10000wine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할인 시즌을 노리는 것이 가성비 면에서 유리합니다.
- 음용 온도: 너무 차갑게(6-8°C) 보관하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차가울수록 상쾌한 느낌이 강조됩니다.
- 음식 페어링: 튀김류(치킨, 감자튀김), 생선회, 새우, 가벼운 파스타, 브런치 메뉴(오믈렛 등)와 잘 어울립니다.
- 주의사항: 2013 빈티지는 이미 출시된 지 오래된 빈티지입니다. 가능하면 더 최근의 빈티지를 구매하는 것이 신선함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NV(Non-Vintage) 버전도 유통되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일상의 작은 축제를 위한 선택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 데블스 브뤼 2013은 높은 기대를 가지고 마시기보다는, 편안한 금요일 저녁, 친구와의 수다로운 모임,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이 오늘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에 꺼내드는 와인입니다. 악마의 이름이 붙었지만, 오히려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함이 매력입니다. 스파클링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려는 분들에게는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며, 이미 다양한 와인을 경험한 분들에게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옵션이 될 것입니다. 최고의 가성비를 추구한다면 까바와의 비교 검토를, 단순히 즐거운 시간을 원한다면 데블스 브뤼의 직설적인 매력을 믿고 마셔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