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라스, 2천 년의 역사가 깃든 와이너리
프랑스 와인의 매력은 단순히 풍부한 맛과 향을 넘어, 그 땅의 역사와 정신까지 담아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특히 론 강 유역은 로마 시대부터 포도주 생산이 이어져 온 명실상부한 와인의 고향입니다. 그 중심에 '들라스(Delas)'가 있습니다. 1835년 샤를 오디베르(Charles Audibert)에 의해 설립된 들라스는 북부 론의 까뜨 로띠(Côte-Rôtie)부터 남부 론의 샤또뇌프 뒤 빠쁘(Châteauneuf-du-Pape)에 이르기까지 론 밸리의 정수를 대표하는 명품 와이너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바께이라스(Vacqueyras) 같은 남부 론의 크뤼(Cru)급 와인에서 보여주는 힘과 우아함의 조화는 이 집안의 오랜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바께이라스, 햇살이 선사하는 풍요로운 크뤼
바께이라스는 남부 론을 대표하는 AOC 중 하나로, 샤또뇌프 뒤 빠쁘, 지공다스(Gigondas), 따벨(Tavel)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강렬한 지중해성 기후와 미네랄이 풍부한 자갈 토양이 조화를 이루어, 강렬한 태양 에너지를 포도알에 가득 채워줍니다. 이로 인해 바께이라스의 와인은 일반적으로 풀바디에 알코올 도수가 높으며, 익은 과일의 농축된 향과 따뜻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1990년 AOC로 승격된 비교적 젊은 크뤼이지만, 그 품질과 개성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들라스 바께이라스 루즈 2008의 품종과 빈티지 이야기
들라스의 바께이라스 루즈는 남부 론의 전형적인 블렌딩 비율을 따르면서도 들라스만의 정교함을 더했습니다. 2008 빈티지의 경우, 그르나슈(Grenache) 70%, 시라(Syrah) 20%, 무르베드르(Mourvèdre) 10%로 구성됩니다. 그르나슈는 와인에 당도와 부드러운 탄닌, 잼 같은 붉은 과일 향을 제공하는 주축입니다. 시라는 색상, 구조감, 그리고 후추와 같은 매콤한 향을 더하며, 무르베드르는 단단한 탄닌과 지속력, 흙냄새와 같은 복합적인 향미로 완성도를 높입니다.
2008년은 남부 론 전체적으로 볼 때 매우 뜨겁고 건조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조건은 포도가 완벽하게 성숙하게 하여 농축도 높은 과일 맛을 이끌어냈습니다. 반면, 들라스의 철저한 포도원 관리와 적절한 수확 시기 선택은 과도한 알코올감이나 무거움을 피하고, 신선함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따라서 2008 빈티지는 강렬함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숙성 가능성을 충분히 가진 빈티지로 평가받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생산자 | 들라스 (Delas Frères) |
| 빈티지 | 2008 |
| 생산지 / 등급 | 프랑스 남부 론, 바께이라스 AOC (Vacqueyras AOC) |
| 품종 및 비율 | 그르나슈 (Grenache) 70%, 시라 (Syrah) 20%, 무르베드르 (Mourvèdre) 10% |
| 주요 풍미 | 익은 체리, 자두, 잼, 후추, 허브, 미네랄, 가죽 |
| 음식 페어링 | 그릴에 구운 스테이크, 양고기 스튜, 버섯 리조또, 숙성 치즈 |
| 추천 서빙 온도 | 16~18°C |
테이스팅 노트와 음식 페어링
2008년이라는 시간이 더해진 지금, 이 와인은 초기의 강한 과일향에서 더욱 복잡하고 매끄러운 단계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깊은 루비 빛을 띠며, 코를 맴도는 향에는 익은 체리와 자두, 약간의 무화과 잼과 같은 달콤한 과일 노트가 느껴집니다. 여기에 남부 론 와인의 특징인 후추와 프로방스 허브의 향, 그리고 시간이 더해지며 생긴 가죽이나 삼나무 같은 이차 향미가 조화를 이룹니다.
입안에서는 풍부한 과일 맛과 함께 잘 통합된 부드러운 탄닌이 느껴지며, 미네랄 감촉이 깔끔한 여운을 남깁니다. 높은 알코올 도수는 풍부한 과일과 몸체에 잘 녹아들어 무겁지 않게 느껴집니다.
이런 풍미 프로필을 가진 들라스 바께이라스 루즈 2008은 풍미가 강한 요리와의 페어링이 환상적입니다.
- 고기 요리: 그릴에 구운 립아이 스테이크, 양고기 커틀릿, 오리 콩피, 버섯 소스를 곁들인 칠면조 요리.
- 스튜 & 브레이즈: 프로방스 스타일의 양고기나 소고기 스튜(다귀네). 와인의 풍부한 맛이 요리의 깊은 풍미를 한층 끌어올립니다.
- 치즈: 콩테(Comté), 그뤼에르(Gruyère) 같은 경질 치즈나 미디엄 숙성 체다 치즈와도 잘 어울립니다.
지공다스와의 비교, 그리고 들라스의 정신
들라스는 바께이라스 뿐 아니라 인접한 지공다스 크뤼에서도 훌륭한 와인을 생산합니다. 지공다스는 일반적으로 바께이라스보다 더 강한 탄닌과 광물질 감촉, 더 오래 숙성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바께이라스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부드러운 탄닌과 풍성한 과일 맛으로 조금 더 일찍 즐기기 좋은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들라스는 각 테루아르(풍토)의 이런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포착하여 각 크뤼의 정체성을 와인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교함은 1835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 위에, 현대적인 양조 기술을 접목하는 들라스만의 철학에서 비롯됩니다. 그들은 북부 론의 우아함과 남부 론의 힘을 모두 이해하며, 각 포도원의 최고의 모습을 와인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합니다. 들라스 바께이라스 루즈 2008은 바로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로, 한 병의 와인에 남부 론의 뜨거운 햇살과 들라스의 세심한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시간을 견디는 품격
2008 빈티지는 이미 10년 이상의 병숙 기간을 거쳤습니다. 이는 남부 론의 와인이 가진 힘과 구조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이 와인을 오픈한다면, 당년의 강렬한 과일 폭발보다는 모든 요소가 잘 조화된 균형과 복잡성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지하실에 한 병 더 남아있다면, 앞으로 몇 년 더 기다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들라스 바께이라스 루즈 2008은 단순한 식음료가 아니라, 한 해의 기후와 땅의 정수, 그리고 한 와이너리의 철학을 담아 시간을 견디며 성장하는 '살아있는 예술품'에 가깝습니다. 특별한 날, 혹은 특별한 대상을 초대해 힘차고도 우아한 남부 론의 정취를 함께 나누고 싶을 때, 이 와인은 확실한 대안이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