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넘어 생명을 담다: 샴페인 플뢰리의 도전
상파뉴 지역에서 '코트 데 바르(Côte des Bar)'라 불리는 오브(Aube) 지방은 피노 누아의 천국입니다. 이곳의 진흙질 석회암 토양은 피노 누아에게 독특한 힘과 우아함을 부여하지요. 1929년부터 이 땅을 지켜온 샴페인 플뢰리(Fleury)는 이 지역의 선구자이자, 한 가지 의미에서는 샴페인 세계의 혁명가입니다. 1989년, 플뢰리 가문은 상파뉴 지역 최초로 모든 포도원을 유기농 농법으로 전환하고, 1992년에는 비오디나믹 농법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땅과 포도나무, 최종적인 와인에까지 생명의 순환을 고스란히 담아내겠다는 철학의 실현이었습니다. 플뢰리 소나뜨 나인 오퍼스 10 엑스트라 브뤼(Fleury Sonate No.9 Opus 10 Extra Brut)는 바로 그러한 깊은 철학과 장인 정신이 빚어낸 특별 큐베의 정점에 선 와인입니다.
소나뜨(Sonate): 악장처럼 펼쳐지는 풍미의 교향곡
'소나뜨(Sonate)'라는 이름은 음악의 '소나타'에서 유래했습니다. 소나타가 여러 악장으로 구성되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풀어내듯, 이 샴페인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하는 복잡한 풍미의 향연을 선사합니다. '나인 오퍼스 10(No.9 Opus 10)'이라는 명칭은 마치 위대한 작곡가의 작품 번호를 연상시키며, 플뢰리 가문이 이 특별한 큐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하나의 예술 작품 창작과 다르지 않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단순한 빈티지 샴페인이 아닌, 특정 해의 최고 포도로만 구성된 블렌딩의 결과물로, 그 해의 독특한 성격을 가장 예술적으로 표현한 플뢰리의 자부심이 담긴 라벨입니다.
플뢰리 소나뜨 나인 오퍼스 10 엑스트라 브뤼의 매력 탐구
이 샴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스타일입니다. 대부분의 브뤼 샴페인보다도 매우 낮은 첨가당(도스)을 의미하며, 이는 포도 본연의 순수한 맛과 생산지의 테루아를 가장 정직하게 전달하려는 의지입니다. 풍부한 과일 맛과 날카로운 산미, 미네랄 감이 어우러져 균형을 이루며, 비오디나믹 농법에서 오는 생생한 생명력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주요 빈티지별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빈티지 | 주요 품종 비율 | 디스고르즈망(병에서 제거) 연도 | 주요 풍미 특징 (자료 참조) |
|---|---|---|---|
| 2010 | 피노 누아, 샤르도네 (정확한 비율은 자료 미상) | 자료 미상 | 특별 큐베로서의 복합성과 깊이 |
| 2012 | 피노 누아 78%, 샤르도네 22% | 자료 미상 (시음: 2021년) | 적당히 잘 익은 붉은 과일, 신선한 산미, 우아함 |
| 2015 | 피노 누아 76%, 샤르도네 24% | 2015년 | 비오디나믹 특유의 생동감과 테루아 표현 |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피노 누아가 75% 이상을 차지하는 블렌딩은 코트 데 바르 지방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며, 샤르도네는 여기에 신선함과 균형을 더합니다. 디스고르즈망 연도는 와인이 병 속에서 숙성된 기간을 가늠하게 해주며, 이는 최종 풍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어떻게 즐겨야 할까? 풍미와 페어링 가이드
플뢰리 소나뜨 엑스트라 브뤼는 그 복잡성과 우아함 때문에 단순한 아페리티프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첫 모금에서 느껴지는 것은 생생한 붉은 과일(산딸기, 체리)과 함께 은은한 꽃내음, 그리고 석회암 토양에서 유래한 깨끗한 미네랄 감입니다. 엑스트라 브뤼의 건조함은 오히려 풍부한 과일 맛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키며, 여운은 놀랍도록 깨끗하고 길게 이어집니다.
이런 풍미 프로파일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페어링을 추천합니다:
- 해산물 & 생선: 조개류, 가리비, 참치 타르타르, 버터 소스를 곁들인 그릴 생선. 와인의 미네랄리티와 산도가 해산물의 감칠맛을 완벽하게 보완합니다.
- 가금류 & 화이트 미트: 로스팅한 치킨, 퀘사디야, 베이컨으로 감싼 가금류. 피노 누아의 구조감이 가벼운 고기의 풍미를 잘 받쳐줍니다.
- 치즈: 쉐브르(염소 치즈), 콩테, 그뤼에르와 같은 풍미가 강하지 않은 세미-하드 치즈. 와인의 산도가 치즈의 크리미함을 정화시켜줍니다.
- 특별한 순간: 단순히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것만으로도 이 와인을 열기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음악을 들으며, 혹은 깊은 대화를 나누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향과 맛을 음미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페어링이 될 수 있습니다.
비오디나믹 샴페인이 특별한 이유
플뢰리의 핵심 철학인 비오디나믹 농법은 단순히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을 넘어, 포도밭을 하나의 살아있는 생태계로 보고 달의 주기와 자연의 리듬에 따라 작업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 진정한 테루아 표현: 화학 물질의 간섭 없이, 포도나무는 땅속 깊숙이 뿌리를 내려 그 지역의 독특한 지질과 미네랄 성분을 흡수합니다. 이는 와인에서 느껴지는 '장소의 맛'을 극대화합니다.
- 생생한 산미와 에너지: 많은 비오디나믹 와인 애호가들이 공감하는 부분은, 이러한 와인에서 느껴지는 생생함과 활력입니다. 플뢰리 소나뜨에서도 마치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생동감 있는 산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장기 숙성 가능성: 건강한 포도와 자연적인 농법은 종종 더 나은 구조감과 숙성 잠재력을 만들어냅니다. 엑스트라 브뤼 스타일과 결합되어, 이 샴페인은 적절한 조건에서 수년간 보관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마치며: 한 병에 담긴 예술품
플뢰리 소나뜨 나인 오퍼스 10 엑스트라 브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닙니다. 오브 지방의 풍토를, 피노 누아의 우아함을, 비오디나믹 농법의 생명력을, 그리고 플뢰리 가문의 예술적 열정을 한 병에 고스란히 응축한 결과물입니다. 매우 건조하지만 결코 메마르지 않으며, 풍부하지만 무겁지 않은, 절묘한 균형을 자랑합니다. 특별한 날을 축하하거나, 샴페인의 진정한 깊이와 복잡성을 탐구하고 싶은 분께, 혹은 지속 가능한 농업이 빚어낸 아름다운 맛에 관심이 있는 분께 이보다 더 확실한 추천은 없을 것입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느껴지는 변화무쌍한 풍미의 향연은, 마치 교향곡의 아름다운 악장들이 순차적으로 펼쳐지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