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랭혼 크릭의 숨겨진 보석, 킬리빙빙 스크림 2013을 만나다

강렬한 이름 뒤에 숨은 호주 와인의 매력

와인 라벨을 보고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생산자, 빈티지, 디자인 등이 있지만, '스크림(Scream)'과 같이 강렬한 이름은 특별한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킬리빙빙 스크림 2013은 이름만큼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지닌 호주 쉬라즈입니다.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의 랭혼 크릭(Langhorne Creek) 지역에서 태어난 이 와인은 단순히 강한 알코올과 과일 맛을 넘어, 프렌치 오크통에서 길러진 복합미로 진정한 매니아들을 사로잡습니다. 오늘은 이 독특한 와인, 킬리빙빙 스크림 2013에 대해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킬리빙빙과 랭혼 크릭: 탄생의 비밀

킬리빙빙(Killibinbin)은 호주의 명문 와인 생산지인 랭혼 크릭에 위치한 와이너리입니다. 랭혼 크릭은 맥라렌 베일이나 바로사 밸리 같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질 좋은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을 생산하는 고품질 지역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선선한 기후와 깊은 토양은 풍부하면서도 신선한 산미를 가진 과일을 재배하는 데 이상적입니다. 킬리빙빙은 이러한 랭혼 크릭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개성 강하고 품격 있는 와인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크림'은 그들의 플래그십 쉬라즈 라인으로, 가장 진한 색상과 농밀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테이스팅 노트: 감각의 외침

2022년 7월 기준의 시음 노트를 종합해보면, 킬리빙빙 스크림 2013은 약 9년의 병숙성을 통해 원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 외관(Appearance): 깊고 짙은 검은 잉크색, 혹은 심홍색을 띠며, 병벽을 따라 흐르는 와인의 다리가 느리게 내려가는 것을 보면 그 농도와 바디감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 향(Nose): 강렬한 블랙베리, 자두, 말린 자두와 같은 검은 과일의 향이 첫인상을 지배합니다. 여기에 프렌치 오크통 숙성에서 비롯된 바닐라, 카라멜, 약간의 스파이시한 오크 향이 조화를 이룹니다. 시간이 지나면 초콜릿과 토양의 은은한 뉘앙스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 맛(Palate): 입 안 가득히 퍼지는 풍성한 과일 맛이 특징입니다. 블랙 커런트와 자두의 잼 같은 농밀한 과일성은 부드러운 타닌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높지만(보통 14.5% 이상), 풍부한 과일과 바디감에 잘 통합되어 있습니다. 피니시는 길고, 달콤한 오크와 약간의 후추 느낌이 지속됩니다.

단, 일부 소비자의 경험에 따르면, 빈티지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텁텁한 단맛'이나 '짠맛'으로 느껴질 수 있는 복합적인 요소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높은 알코올과 농밀한 과일 농도, 오크 영향의 조합 때문으로, 강렬한 스타일의 호주 쉬라즈를 접해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수상 이력과 평가: 실력의 증명

킬리빙빙 스크림은 그 품질을 여러 수상 실적으로 증명해 왔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진행된 소믈리에 와인 어워드에서 인정받은 점이 눈에 띕니다.

빈티지 대회명 수상 등급 비고
2013 2019 Korea Sommelier Wine Awards Silver (은메달) -
2009 2017 Korea Wine Challenge Gold (금메달) -
- 비비노(Vivino) 평점 평균 3.8점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평점

이 표에서 알 수 있듯, 2013 빈티지는 전문가 평가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며 안정적인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2009 빈티지의 금메달 수상은 킬리빙빙 스크림 라인의 지속적인 우수성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비비노 평점 3.8점도 전 세계적으로 꾸준한 관심과 만족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킬리빙빙 스크림 2013, 어떻게 즐길까?

이렇게 강렬한 와인을 최고의 상태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 디캔팅(Decanting): 2013 빈티지처럼 약간의 병숙기가 진행된 와인이라도,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 공기와 접촉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닫힌 향이 열리고, 타닌이 부드러워져 더욱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서빙 온도: 너무 차갑게 하면 향과 맛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16~18°C 정도의 적당한 실내 온도에서 즐기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 페어링 음식: 풍부한 풍미와 탄탄한 바디를 가진 이 와인은 강한 맛의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그릴에 구운 스테이크, 양갈비, 버섯으로 만든 리조또, 숙성된 체다 치즈, 심지어 약간의 매콤함이 있는 바비큐 요리까지도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와인의 풍부한 과일성이 고기의 지방과 풍미를 정화시켜 주는 효과를 줍니다.

다른 빈티지와의 비교, 그리고 개인의 취향

자료에서 언급된 2008년 빈티지에 대한 한 소비자의 경험("제 스타일은 아니네요...텁텁한 단맛과 짠맛")은 와인 평가의 주관성을 잘 보여줍니다. 같은 와이너리의 같은 와인이라도 빈티지에 따라, 그리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2008년 빈티지가 더 뜨겁고 건조한 날씨 조건이었다면, 과일의 농도와 알코올이 더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특정한 입맛에는 '텁텁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2013 빈티지는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기후 조건 덕분에 신선함과 농밀함 사이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와인을 선택할 때는 빈티지 리포트나 다양한 리뷰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결론: 도전할 가치가 있는 강렬한 외침

킬리빙빙 스크림 2013은 단순한 호주 쉬라즈가 아닙니다. 이는 랭혼 크릭의 풍토를 집약하고, 프렌치 오크통의 정교함으로 무장한, 하나의 예술품에 가깝습니다. 강렬한 이름처럼 첫 모습은 당당하고 풍부하지만, 시간을 들여 마주할수록 그 속에 숨겨진 복합미와 세련미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호주 와인의 진정한 깊이를 경험하고자 하는 분들, 혹은 기존의 익숙한 쉬라즈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험을 원하는 분들에게 확실히 추천할 만한 와인입니다. 물론, 그 강렬함이 모든 이의 취향에 맞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와인의 세계에서 때로는 이런 '외침' 같은 와인을 만나는 것야말로 진정한 즐거움을 주는 일이 아닐까요? 킬리빙빙 스크림 2013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의 와인 여정에 하나의 강렬한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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